상담노동 폄하·정규직 전환 회피 규탄
공공서비스 약화시키는 무책임한 발언에 대한 즉각 사과와 대책 촉구
- 2025.11.27.(목) 오전11시 서울신용보증재단 앞(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163)
- 주최 : 공공운수노조 콜센터사업장 연석회의, 디지털정의네트워크, 정보인권연구소
취지 :
서울신용보증재단이 행정사무감사에서 상담업무를 “AI로 곧 소멸되는 직종”이라 단정하며 정규직 전환 논의를 회피한 데 대해 노동·시민사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2020년 상담업무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직접고용이 타당하다고 결정했지만, 재단은 5년 넘게 협의기구조차 구성하지 않은 채 약속을 미루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 발언이 상담노동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폄하하고, 민간위탁을 유지하기 위한 ‘직종 소멸’논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AI를 이유로 한 인력감축과 고용불안이 시민의 서비스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재단과 서울시에 즉각적인 정규직 전환 이행을 촉구했다.
서울신용보증재단 고객센터는 소상공인·영세사업자·금융취약계층을 가장 먼저 만나는 공공상담 창구다. 서울시는 2020년 상담업무의 공공성·지속성을 인정해 직접고용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단은 지난 5년간 단 한 번의 노사전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고,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는 “AI로 소멸되는 직종이므로 정규직 전환 논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는 상담사들에게 사실상 ‘해고 통보’나 다름없으며, 시민 서비스의 질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무책임한 태도다
순서 :
- 사회 : 신희철(더불어사는 희망연대본부 콜센터팀 팀장)
| 내용 | 발언자 등 |
| 안내 | 사회자 |
| 여는 발언 | 공공운수노조 고기석 수석부위원장 |
| 발언1.
(직접고용, 고용 및 좋은 일자리 보장) |
더불어사는희망연대본부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 임지연 지부장 |
| 발언2.
(금융상담업무 AI도입 현황) |
든든한콜센터지부 김현주 지부장 |
| 발언3.
(건강보험상담 업무의 AI대체 문제점) |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서울지회 백소영 부지회장 |
| 연대발언 | 서비스일반노조 모두의콜센터지부 남미경 지부장 |
| 전문가 발언 | 정보인권연구소 장여경 상임이사 |
<<발언>>
일자리를 박탈하는 것은 AI가 아니라 회사이다.
직장에 도입되는 AI에 대해 회사가 반드시 노동자 및 노동조합과 협의해야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
정부와 산업계가 한 목소리로 AI강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드높은데, 노동자들에게는 AI를 이유로 한 일자리 위협이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는 듯 합니다.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상담사 직고용 약속을 줄곧 지키지 않고 회피하는 문제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행정사무감사에서 재단 이사장은 아예 상담사 정규직 전환 논의를 거부하였습니다. 이유는 상담사가 "AI로 곧 소멸되는 직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회사의 책무를 회피하는 데 AI를 구실로 삼은 발언입니다. 일자리를 박탈하는 것은 AI가 아니라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산업의 AI 전환이 노동자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어 온 것은 사실입니다. AI가 고용이나 임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연구자별로 견해가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대체로 이전의 자동화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노동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한국은행은 전체 노동자의 24%가 AI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지만 27%는 AI에 대체되거나 소득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대책을 세우기는 커녕 마치 자연스런 순리인양 노동력 대체를 추진하는 회사 관행을 방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도입하는 AI가 노동력 증강이 아니라 노동력 대체에 초점을 맞출 경우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추세가 가속화할 것은 당연합니다. 이것은 AI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문제입니다. 핵심은 회사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AI를 도입하느냐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AI 콜센터에 만족하십니까? 많은 고객이 AI 콜센터에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취약 계층의 경우에는 AI 콜센터가 접근성 장벽 그 자체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AI 콜센터는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우리가 바라는 AI 강국은 또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발언은 AI를 도입하는 회사들의 암묵적인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AI를 도입하는 회사들의 안중에는 아무런 공공적인 명분도 소비자 편의도 없습니다. 오로지 노동자를 대체함으로써 눈앞의 비용을 절감하려는 생각 뿐인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방관한다면 AI 강국 역시 노동자를 배제하는 나라일 뿐입니다. 올해 9월 ILO가 펴낸 한 보고서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현장 노동자의 요구를 거스르는 첨단 디지털화가 노동자의 권리와 복지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뿐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동자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위험천만한 로봇개를 산업현장에 배치하는 회사도 있었습니다.
회사가 AI를 도입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는 '사람', 즉 노동자에게 미치는 영향입니다. AI는 노동자의 고용에 영향을 미치며, 노동강도와 스트레스처럼 일자리의 질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직장의 AI는 노동자의 데이터로 학습되기 때문에 노동자의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에 영향을 미치고, 편향적인 AI가 노동자에게 차별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직장에서 노동자의 감정을 인식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추론하거나 감시하는 AI는 노동권을 중대하게 침해할 것입니다.
인공지능기본법이 내년 시행을 앞두고 현재 하위법령이 준비중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직장에 도입되는 AI의 경우 규제대상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AI를 외부에서 제공받아 '이용'하는 회사에게도 아무런 책무가 부과되어 있지 않습니다. AI의 결과에 기반해서 노동자의 고용과 업무에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회사는 마땅히 그 당사자 노동자에게 원인과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인간이 관리감독하도록 조치하며, 관련 문서와 기록을 충실히 구비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기본법은 회사들에게 이런 책무를 명확히 부과하고 있지 않습니다.
회사가 일방적인 태도로 도입하는 첨단 장비는 노동자에게 위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자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직장과 국가에서 노동자는 첨단기술에 종속되는 대상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콜센터 AI를 도입하는 회사는 그 데이터의 정보주체이자 노동권과 안전에 영향을 받게 될 당사자 노동자, 그리고 노동조합과 협의해야만 합니다. 최소한 회사는 AI 도입이 언제 어떻게 도입되고 어떤 원리와 기능으로 작동하는지 당사자 노동자에게 투명하게 설명하고 그 도입 여부에 대해서 협의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이재명정부는 현재 준비중인 인공지능기본법 하위법령에서 노동자의 고용과 노동권에 위험을 야기하는 AI를 고영향으로 규제하는 한편, 직장에 배치되는 AI에 대해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회사와 협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더불어 노동자의 감정을 인식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을 감시하는 AI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금지해야 할 것입니다. <끝>